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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everage/맥주

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'그 맥주' 어떻게 만들어질까?

by 공대생 Debugger 2025. 11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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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트 진열장을 가득 채운 세계적인 라거(Lager)들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?

 

"그냥 큰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거 아니야?"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.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 방식부터 최첨단 과학 기술까지, 각 브랜드에는 맛의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'비밀 공정'이 숨어 있습니다. 오늘은 유명 라거 맥주들의 제조 과정을 파헤쳐 봅니다.

1. 버드와이저(Budweiser): 밤나무 숙성의 비밀

미국의 대표 라거 버드와이저 캔에 적힌 'Beechwood Aged'라는 문구를 보신 적 있나요? 이는 단순히 나무 향을 입히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

  • 비밀의 정체: 버드와이저는 라거링(숙성) 탱크 바닥에 베이킹 소다로 삶아 풍미를 제거한 '밤나무 조각(Beechwood chips)'을 깝니다.
  • 과학적 원리: 이 나무 조각들은 효모가 쉴 수 있는 넓은 표면적을 제공합니다.
  • 결과: 효모가 더 활발하게 '디아세틸(버터 냄새)'이나 '아세트알데히드(풋사과 냄새)' 같은 부산물을 제거합니다. 덕분에 버드와이저 특유의 잡미 없이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이 완성됩니다

2. 필스너 우르켈(Pilsner Urquell): 3번 끓이는 정성

 

라거의 원조,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은 현대 양조장들이 "시간 낭비"라며 포기한 19세기 전통 방식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습니다.

  • 비밀의 정체: 바로 '삼중 디콕션'입니다. 맥아 죽(Mash)의 일부를 덜어내어 별도의 솥에서 팔팔 끓인 뒤, 다시 원래 통으로 부어 온도를 높이는 과정을 무려 3번이나 반복합니다
  • 왜 이렇게 할까?: 과거에는 온도계가 없어서 온도를 맞추기 위해 이 방법을 썼지만, 지금은 맛을 위해 유지합니다. 맥아를 직접 끓이면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(Maillard reaction) 덕분에 빵을 구운 듯한 고소한 풍미와 짙은 황금빛 색깔, 그리고 묵직한 바디감이 만들어집니다
  • 결과: 단순히 쓴맛만 나는 맥주가 아니라, 쌉쌀한 사츠 홉 뒤에 오는 구수한 곡물 맛의 깊이가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

3. 하이네켄(Heineken)

대부분의 현대식 양조장은 공간 효율을 위해 길쭉한 원통형 탱크(Vertical Tank)를 세워서 씁니다. 하지만 하이네켄은 거대한 탱크들을 가로로 눕혀서 사용합니다.

  • 비밀의 정체: '수평 발효(Horizontal Fermentation)'입니다.
  • 과학적 원리: 탱크가 누워 있으면 맥주의 깊이가 얕아져서, 바닥에 가라앉은 효모가 받는 수압(Hydrostatic pressure)이 줄어듭니다. 효모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'편안한'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죠.
  • 결과: 스트레스 없는 효모는 하이네켄의 시그니처인 'A-Yeast' 특유의 과일 향(바나나, 배)을 완벽하게 만들어냅니다. 하이네켄 특유의 상쾌하면서도 은은한 과일 향은 '누워 있는 탱크' 덕분입니다.

4. 아사히(Asahi) & 삿포로(Sapporo)

일본 맥주들은 잡미 없는 '깔끔함(Kire)'을 극대화하는 기술에 집중합니다.

  • 아사히 슈퍼 드라이: '고발효' 기술이 핵심입니다. 특수 개발한 효모(318호 효모)를 사용해 맥즙 속의 당분을 남김없이 알코올과 탄산으로 분해합니다. 당분이 거의 남지 않아 뒷맛이 칼처럼 딱 떨어지는 '드라이(Dry)'한 맛이 나옵니다
  • 삿포로: 열처리를 하지 않는 '세라믹 여과(Ceramic Filtration)' 기술을 씁니다. 맥주를 끓여 살균하면 맛이 변할 수 있는데, 삿포로는 미세한 세라믹 필터로 효모와 불순물을 걸러내어 '생맥주(Draft)'의 신선함을 병에 담아냅니다

마치며

우리가 편의점에서 만원에 4캔으로 만나는 맥주들 속에는 이처럼 각기 다른 철학과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

  • 부드러움이 필요할 땐 나무 조각의 마법, 버드와이저
  • 진한 풍미를 원할 땐 3번 끓인 정성, 필스너 우르켈
  • 상쾌한 향을 즐길 땐 누워서 발효한, 하이네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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